기아 타이거즈 김종국감독 전격해임
기아 타이거즈 구단은 29일 "김종국 감독과 계약을 해지했다. 지난 28일 김종국 감독에게 직무정지 조치를 내렸지만 김종국 감독이 현재 피의자 신분으로 '배임수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또 "이에 구단은 검찰 수사 결과와 상관없이 김종국 감독이 품위손상행위라고 판단, 계약해지 결정을 내렸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후임 감독을 선임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28일 저녁 배임수재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만 해도 기아 타이거즈 구단은 김종국감독을 직무정지 시키긴 했지만 수사결과를 지켜봐야 할것 같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이었다. 하지만 하루 만에 전격해임 결정을 내리며 김종국감독과 손절하는 모습이다. 이는 오늘 검찰에서 김종국감독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이 가장 큰 계기가 되었다. 검찰에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것은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찾았다는 이유이기도 하고 만의 하나 무죄라고 해도 시시비비를 가리는 시간이 단시간에 끝나지는 않을 것이기에 기아 타이거즈로서는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기아 타이거즈로서는 현직 프로야구 감독이 구속될 수도 있는 최초의 구단이 되는 불명예를 안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KBO리그 초창기였던 1983년 김진영 삼미 슈퍼스타즈 감독이 심판 폭행 문제로 구속된 적은 있지만 비리 혐의로 현직 프로야구 감독이 검찰 조사를 받는 것 자체가 전례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30일 박동원선수에게 금품을 요구했다는 혐의로 수사 중이던 장정석 전 단장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김종국 전 감독과 장정석 전 단장은 기아 타이거즈의 후원사인 한 커피 업체로부터 각각 1억 원대, 수천만 원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2024 시즌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감독이 경질됨에 따라 차기 감독이 정해지기 전까지 진갑용수석코치가 스프링캠프를 진두지휘하게 되었다.
진갑용 코치는 이날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총 두 차례나 눈물을 보였다. 아직 유·무죄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친분이 두터운 김종국 감독이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것에 마음이 아픈 듯했다. 진갑용 코치는 "같은 팀원으로서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 마음이 많이 무겁다. 선수들과는 지금보다는 얼굴을 보면서 대화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며 "캠프에서 잘 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KBO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기아 타이거즈는 발빠르게 대응하며 최대한 팀을 추스르려는 모습이 보인다. 2024 시즌 대권에 도전하기 위해 착실히 준비해 왔고 그만한 전력을 갖추게 된 기아 타이거즈가 얼마나 빨리 팀을 추스르고 훈련에 매진하는지가 2024 시즌의 향방을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이하 KIA 구단 사과문 전문
KIA 타이거즈는 김종국 감독과 관련된 불미스러운 일로 KIA 타이거즈 팬과 KBO 리그를 사랑해 주시는 모든 야구 팬, 그리고 KBO 리그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관계자들께 걱정과 심려를 끼쳤습니다. 깊은 사과의 말씀 전합니다.
구단은 해당 사실을 인지한 즉시 김종국 감독과 면담을 통해 즉시 사실 관계를 빠르게 파악하고자 했습니다. 또한, 수사 결과와 관계없이 금품 수수 의혹이 제기된 이상 정상적인 시즌 운영이 불가하다고 판단해 직무정지 조치를 내렸습니다.
KIA 타이거즈는 이번 사안에 대해 큰 책임을 통감하며 과오를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 감독 및 코칭스태프 인선 프로세스 개선, 구단 구성원들의 준법 교육 등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하겠습니다. 또한, 향후 구단 운영이 빠르게 정상화될 수 있도록 후속적인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프로야구 개막을 손꼽아 기다리시는 팬 여러분께 불미스러운 일을 전해드리게 되어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